강릉 가는 기차 1/2



변함없는 나의 삶이 지겹다고 느껴질 때

자꾸 헛돌고만 있다고 느껴질 때

지난 날 잡지 못했던 기회들이 나를 괴롭힐 때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 장을 살께

언젠가 함께 찾았었던 그 바다를 바라볼 때

기쁨이 우리의 친한 친구였을 때

우리를 취하게 하던 그 희망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 장을 살께

나는 그 곳으로 떠날 수 있는 용기 조차 없어

그저 수첩 속에 그 차표들을 모을 뿐

어느 늦은 밤 허름한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마음 속에 숨은 바다를 찾아볼께

너의 추억이 감당할 수 없도록 가까워질 때

네가 떠나야 했던 이유가 떠오를 때

늦은 밤 텅 빈 나의 방에 돌아갈 용기가 없을 때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 장을 살께

나는 그 곳으로 떠날 수 있는 용기조차 없어

그저 수첩 속에 그 차표들을 모을 뿐

어느 늦은 밤 허름한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마음속에 숨은 바다를 찾아볼께




꿈의 대화란 노래를 부르셨던 대학가요제 출신가수 이범용의 저 노래가 생각나는....

벼르고 별렀던 강릉까지의 기차여행을 2주전에 느닷없이 해버렸습니다.

전혀 예정에 없었던.....

여행에 관해서는 규칙과 원칙보다는 즉흥적인 것에 더 무게를 두는 제 습성상

이날도 여러 가지 다른 사건으로 인해 미루었던 여행을 해보자 란 생각으로 바로 기차표를 끊고 길을 나섰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청량리 역으로 가기 위해 종로3가역에서 오랜만에 1호선 지하철을 갈아타려고 기다리는 중...
 








 

정말 오랜만에 보는 청량리 역 광장입니다. 무수한 추억들을 묻어 둔 곳인데...









 

역사가 예전 역사 옆으로 신축이 되었군요...









 

74년인가 대왕코너화재 사건으로 유명했던 이 건물이 롯데 백화점으로 변신을 했군요...









 

어디 역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노숙자인 듯한 분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예전 춘천에서 살 때는 주 교통수단이 청량리 역까지 오는 기차였으므로 수시로 이 역을 이용한 기억이....

그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억의 편린 속에는 이런 철망 뒤로 보이는 선로와 열차들의 잔상이 아직도 남아 있는지 그리 낮 선 모습이 아닙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이 계단을 무질서하게 뛰어가던 기억도.....










 

어디선가 기차가 도착했고 한 무리의 젊은이들을 내려 놓고 있습니다.










 

약 10여 년 만에 기차를 타보는 것 같습니다.

한 순간에 지나치는 풍경에 고취되어 창 밖의 세상에 마냥 들뜨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기분입니다.

기차 안에서 먹던 카스테라나 삶은 계란 생각도 물씬 납니다.

새로운 세상이 순식간에 뒤로 멀어지고 또 다시 새로운 풍경이 내 눈에 펼쳐지던 기차여행이야 말로 어린 시절 제 여행의 꿈을

한없이 키워주던 그런 도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옛날 기차표보다 그리 진보해 보이지는 않았지만.....이 표만 있으면 강릉까지 가는 거군요....

인생 행로에도 표만 끊으면 원하는 목적지로 갈 수 있는 이런 티켓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ㅎ









 

출발시각 정각이 되니
미끄러지듯이 청량리역을 빠져나갑니다.









 
 
랑천을 지나고.....









 

기차여행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삶은 달걀도 사고.........홀로 기차여행의 벗이 되어 줄 맥주와 오징어도...









 

기차에서 먹으니 진짜 맛있군요...참 희한합니다...평소엔 잘 먹지도 않는데....










 

당댐을 지납니다........









 

평소 저기 보이는 도로를 수없이 지나갔는데 이렇게 한 발 떨어져서 보니 정말 아름다운 도로군요..










 

출발한지 55분만에 양평 역을 지납니다.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날씨도 좋습니다.










 

용문 역.....재작년 용문 어느 계곡에서 캠핑했던 기억이 문득 드는군요...










 

양평, 지제는 알고 있었으나 구둔은 처음 듣는 지명.......기차여행을 하면서 이런 역도 발견하는군요...










 

자주 다녔던 원주를 기차로 지나니...익숙한 곳임에도 생소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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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하행선이라서 그런지 한가한 기차 객실에서 두 다리 쭉 뻗고 차창 밖을 내다보며 이런 저런 생각에 빠집니다.










 

치악산의 산세가 느껴질 즈음 창 밖으로 보니 가끔 지나던 금대리 캠핑장 근처가 보입니다.










 

신림(神林)역....이 곳이 전국에서 귀신이 제일 많다고 해서 지명에 귀신 신자를 썼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치악산 자락에 사시는 어느 기인에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봉양역이 보이니 제천이 가까워졌군요....조치원까지 가는 충북선이 갈라지는 분기점이죠...










 

시멘트 벌커 화물열차가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들........태백선하면 연상되는 전형적인 모습처럼 보입니다..








 

시멘트 공장도 보이고........










 

쌍룡역............










 

단종의 애환이 그려지는 영월......한옥으로 잘 지어진 역사가 인상적입니다..



                






 

열차가 진행하면서 승객들이 조금씩 줄어듭니다.....

각자의 티켓만큼의 거리에 사람들을 흘려 보내고 기차는 마지막 목적지인 강릉까지 달리고 있습니다.



 






 

함백선의 시작이기도 한 예미역.....이름이 참 예쁜 역입니다.......사람들이 제법 내리더군요..

<엽기적인 그녀>에서 타임캡슐을 묻는 장소인 두위봉이 알려지면서 입 소문을 타고 알려진 역이기도 합니다.









 

동선을 타고 강원도 탄광지구를 지나면서 머릿속에 연상되는 그런 풍경들이 지나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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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고지대로 올라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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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역....아우라지까지 가는 정선선이 시작되는 기차역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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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북역이 가까워 오니 그 옛날의 탄광촌이라기 보다는 관광권이 되어 버린 탓인지 즐비한 모텔촌이 눈에 먼저 띱니다....










 

사북역.....80년 사북사태를 기억하는 이는 별로 없을 겁니다..당시 고 3 이었던 저는 이 사태를 잘 기억하고 있는 편입니다.....

당시 사북경찰서장이 같은 급우의 아버지였고 권총을 빼앗긴 경찰서장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신문에 나오며 '사북 폭동 사태'로 대대적으로 보도된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 사북사태가 폭동이 아니라 부당한 억압과 착취 속에 신음하던 절망의 도시 이 사북에서 벌어진 민중의 집단적 분노가 표출 된 사건이란 것을 안 것은

훨씬 어른이 된 이후였습니다.....아직까지 그 때 그 분들은 폭도에서 복권이 안 된 상태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탄광의 시꺼먼 물을 뱉어 놓던 저 개천만이 진실을 알고 있겠죠....









 

아직도 희미하게 '삼척탄좌 독신자 아파트'란 문구가 보이는군요...










 

20년이 지난 후 절망의 탄광도시에서 관광도시로 탈바꿈한 이 곳의 대표적인 강원랜드 표식이 있는 조형물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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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석탄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던 이 고한 역은 현재는 국내 유일의 강원랜드 카지노의 개장으로 관광명소로 탈바꿈한 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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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새까만 물이 흐르던 개천이었는데.....




 





 

상당한 고지로 올라가고 있는 열차...



 






 

해발 855m에 위치한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추전역....



 






 

고지대라서 그런지 순식간에 낀 안개 자욱한 마을 모습이 차창 밖으로 지나갑니다.


 


                                                                                         2편에서 계속...